검색결과
-
히말라야 산맥 3대 트래킹 코스 ‘안나 프루나’, 풍성한 풍광 속으로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사진출처 : KBS2 TV (국민문화신문) 최정수 기자 =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산맥을 품은 네팔. 세계 10대봉 가운데 8개를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트래커들이 많이 찾는 나라 중 하나다. 이 중에서 히말라야 중부에 위치한 안나푸 르나는 에베레스트, 랑탕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 3대 트래킹 코스다. 이곳으로 기업인 소진세 씨를 필두로 구성된 9인의 원정팀이 여정을 떠난다. 네팔 안나푸르나 산군은 55km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등산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개발되어 있어 전 세계에서 온 트래커들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산스크리트어로 ‘풍요의 여신’이란 뜻을 가진 안나푸르나는 이름 그대로 풍성한 풍경을 지닌다. 나무와 꽃 그리고 숲, 마을과 만년설, 빙하를 볼 수 있다. 일행이 오를 코스는 해발 5,416m의 토롱라(Thorong la)를 넘는 안나푸르나 라운딩(Annapurna Rounding) 코스. 안나푸르나 서킷이라고도 불리는 이 코스는 안나푸르나 산군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트레킹이다. 안나푸르나 1봉, 2봉, 3봉, 강가푸르나 등 설산을 배경으로 걸을 수 있다. 다만 해발고도 2,000m를 기점으로 고산병에 걸릴 수 있어, 충분한 섭취와 수면 또한 물을 자주 마시며, 자신의 속도에 맞게 산행하는 게 중요하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여정이 시작된다. 히말라야 관광의 입구로 전 세계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 곳. 차를 타고 6시간 이동 후, 베시사하르에 도착한다. 간다키 주의 6개 지구 중 람중 지구에 속한 군이자, 람중 지구의 중심 도시로, 해발 760m에 위치한다. 다시 차를 타고 약 7시간 동안 이동하여 해발고도 2,670m인 차메에 이른다. 간다키 주의 6개 지구 중 마낭 지구에 속한 차메에서 본격적인 트래킹이 시작된다. 돌길과 숲길을 지나, 계곡 위로 출렁다리를 건넌다. 그 길 곳곳에서 만나는 마을은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묘미. 티베트와 맞닿아 있는 네팔 히말라야 지역은 대부분 티베트 불교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마을에서는 어김없이 타르초(경전이 적힌 오색 깃발)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그 바람을 타고 도착한 해발 3,300m의 어퍼 피상에서 첫 번째 여정을 마무리한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토롱라의 눈부신 풍광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이동 코스는 카트만두 - 베시사하르 - 피상 - 마낭 – 토롱패스 - 좀솜 - 포카라 – 카트만두이다,
-
네팔 추가강진에 최소 50명 사망…공포 확산(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네팔에서 12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으로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최소 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76㎞ 떨어진 코다리 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이번 추가 강진으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1천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13일 밝혔다. 카트만두에서는 북쪽 교외의 발라주 지역에서 5층 건물이 무너졌으며, 지난달 25일 강진으로 주민 3천200명 이상이 사망한 신두팔촉의 차우타라 지역에서는 다수의 가옥이 붕괴됐다. 이웃 인도에서도 비하르 주 등지에서 17명이 사망했으며, 티베트에서도 지진에 따른 낙석으로 3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히말라야의 오지 마을 등의 피해상황이 집계되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AP통신은 네팔 정부를 인용해 이날 카트만두에서 최소 3명, 돌카지역에서 9명이 잔해더미에 깔렸다가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산악지역에는 구조 헬기가 급파됐다. 이날 네팔에서 미 해병대원 5명과 네팔 군인 2명을 태운 미국 해병대 소속 헬기가 구호활동 도중 실종되기도 했다. 연기 등 추락 흔적은 없는 상태며, 당시 근처에 있던 인도 헬기가 실종 헬기에서 연료 문제 가능성을 제기하는 무전을 들었다고 미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달도 안돼 두 차례나 발생한 강진으로 네팔 주민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지진 이후 여진 공포에 야외생활을 하다가 며칠 전에야 집으로 돌아갔던 주민들이 이날 강진에 다시 한번 집밖으로 나와 공터와 주차장 등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네팔 추가 강진 <AP=연합뉴스> 네팔 추가 강진 부상자들 <AP=연합뉴스>
-
"중도하산 아쉽지만 네팔 이재민에게 도움줘 뿌듯"네팔서 귀국한 '줌마 탐험대' (영종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에베레스트 칼라파타르(5천550m) 등정에 나섰다 지진으로 하산한 '줌마탐험대' 대원들이 4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해 입국 수속을 하고 있다. 2015.5.5 hama@yna.co.kr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 무사귀환…하산과정서 잇단 구호활동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땅 위에서 파도를 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위험천만했습니다. 등반에 성공하지 못해 아쉽지만, 네팔 이재민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줘 뿌듯합니다"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다가 강진으로 중도 하산한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가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이날 오후 11시20분께 대한항공 KE696편으로 돌아온 줌마탐험대 31명은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 경기도 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경기도 등산연합회가 주관하는 줌마탐험대는 아줌마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탐험대다. 올해로 4기인 줌마탐험대는 아줌마 대원 24명과 구조대원·지도위원 7명 등으로 구성됐다.줌마탐험대는 경기도의 환영행사에 상기된 표정을 지으면서도 지진 당시를 떠올릴 때는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네팔 등정 '경기도 줌마탐험대' 전원 무사(수원=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던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은 모두 무사, 한국 시간 27일 팍딩(2천500m) 지점까지 하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줌마탐험대가 지진 발생 전 등정에 나서는 장면. 2015.4.27 << 경기도 제공 >> drops@yna.co.kr장명자(49)씨는 "칼라파타르산 4천m 지점을 오르다가 잠시 쉬는데 강진이 발생했다. 땅의 흔들림이 파도를 타는 것과 같았다"며 "안전지대로 일찍 대피했지만, 주변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지진의 강도가 상상 밖이라 상당히 위험했다"고 기억했다.박서정(48)씨도 "엄청난 소떼가 몰려오는 듯한 진동을 느꼈다"며 "산에서 내려오면서도 여진이 자주 발생해 가슴을 졸였지만 서로 의지하며 한마음으로 이겨냈다"고 전했다.하산과정에서 안정을 찾으며 난민촌 등에서 구호활동을 벌여 등정 성공만큼의 보람을 느꼈다고 줌마탐험대는 입을 모았다.이들은 남체(3천440m) 난민촌에 들러 비상행동식량 70여개를 전달한 데 이어 팍딩(2천500m) 인근의 벤카르 지역 이재민들에게도 비상식량 30여개와 의료품을 지원하고 붕괴된 돌담을 쌓는 등 복구에도 나섰다. 카트만두에서는 옷 100벌과 현지에서 모은 성금을 한인재난대책본부에 기부하기도 했다.네팔 등정 '경기도 줌마탐험대' 전원 무사(수원=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던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은 모두 무사, 한국 시간 27일 팍딩(2천500m) 지점까지 하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줌마탐험대가 지진 발생 전 등정에 나서는 장면. 2015.4.27 << 경기도 제공 >> drops@yna.co.kr장씨는 "집들이 모두 무너져 내려 천막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보고 사진으로만 봤던 우리나라의 1950∼60년대가 떠올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더 아팠다"며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귀국해 위안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줌마탐험대 이윤석(53) 사무국장은 "자매결연한 바누박타초등학교에 교복 70벌(100만원 상당)을 전달하려 했지만 길이 끊겨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현지 재난대책본부에 대신 전달했다"며 "학교가 피해를 입었지만 학생들은 무사하다고 해 안심이 된다"고 아쉬워 했다.이 사무국장은 "등반 전에 치밀하게 체력을 길러 위기상황에서 단 1명의 이탈 인원 없이 무사히 하산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일사분란하게 지휘에 따라준 대원들과 수시로 도움을 준 경기도 대책상황실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줌마탐험대는 2개월에 걸쳐 5차례 진행된 하중훈련(10㎏ 짐을 지고 8시간 등반)과 양재∼수원간 9시간 종주훈련 등을 마치고 15일 일정으로 지난달 20일 출국, 칼라파타르 등반에 도전했다. chan@yna.co.kr
-
<르포> "그 많은 구호물자는 대체 어디로 간 거죠?"네팔 구호품 조달 지연에 "정치가 문제" 주민들 분통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찰링 마을.2일 오전(현지시간) 이곳 경찰서 앞 공터에는 수십명의 주민이 모여 정부 구호품 분배를 기다리고 있었다.사무실 안에서 경찰과 주민 대표들이 한참을 논의한 끝에 분배가 시작됐지만, 곧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남성이 "다 같이 집이 무너졌어도 옆집은 쌀은 꺼낼 수 있었는데 우리 집은 아예 꺼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옆집보다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주민 대표가 다독인 덕분에 그도 결국 할당된 만큼의 쌀을 받아갔지만, 구호품 분배에 관한 이재민들의 불만은 높아만 간다. 이 마을 청년단체 회장 기안 키쇼르(37)는 기자에게 "그래도 우리 마을은 식량은 다소 있는 편"이라면서 "문제는 마을 주민 95%가 밖에서 자고 있는데 천막이나 텐트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정부는 우리가 뭐가 필요한지 제대로 파악도 안 하고 있다"며 혹시 마을을 도와주려는 한국 구호단체가 있으며 자신이 속한 단체와 바로 연락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주민은 "정치인들이 서로 자기 정당 이름만 내세우려 하고 지지자들이 있는 지역에만 구호품을 주려고 한다"며 정치권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또 다른 주민도 "외국에서 구호품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정부 지원이 왜 이렇게 느린지 모르겠다"며 "카트만두만 신경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카리파티 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빈다 마가르(16·여)는 2층이 무너져 곧 떨어질 것 같은 벽돌과 양철판이 가득한 집 처마 밑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이날 오전에만도 진도 5.0과 3.9의 여진이 있었기에 위험할 텐데 왜 다른 공터로 가지 않느냐는 질문에 "천막이 없어 밖에서 비를 맞고 있기 힘들어 이곳으로 옮겼다"면서 "진동이 온다 싶으면 바로 멀리 뛰어간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주민들 스스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카트만두의 한 여행사에서 일하는 소한 쿠마르 카르키(23)는 1층 일부분만 남은 형의 집에 굵은 나무로 버팀목을 세운 뒤 그 안에 들어가 성한 가재도구를 꺼냈다.카르키는 "정부가 발표한 임시 공휴일도 끝나가 이틀 뒤에는 출근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쓸 만한 물건은 별로 찾은 게 없다"고 말했다.힌두교계 봉사단체 '옴 샨티' 카리파티 지부 소속 부녀회원들은 읍내 식료품점에서 재료를 사 주민들에게 줄 무료급식을 준비하고 있었다.이날 오후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는 외국에서 보낸 많은 구호품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이를 분류하고 옮기는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네팔 국내외 언론에서는 밀려드는 구호품이 공항과 국경에 적체돼 있다며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 물품이 산간 지역 이재민들에게 전달될 시점은 가늠하기 힘들어 보였다.rao@yna.co.kr "위험해도 갈 곳이 없어요" (박타푸르<네팔> = 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동부 박타푸르 지역 카리파티 마을에서 빈다 마가르 가족이 반파된 집 아래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5.5.3 rao@yna.co.kr"하나라도 더…" (박타푸르<네팔> = 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네팔 동부 박타푸르 지역 카리파티 마을에서 소한 쿠마르 카르키(23) 가족이 무너진 집 아래에서 성한 가재도구를 찾고 있다. 2015.5.3 rao@yna.co.kr구호품 분배하는 경찰 (박타푸르<네팔> = 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네팔 동부 박타푸르 지역 카리파티 마을에서 경찰이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2015.5.3 rao@yna.co.kr 네팔에 도착한 각국 구호품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각국에서 보낸 구호품이 도착하고 있다.2015.5.3 rao@yna.co.kr네팔에 도착한 각국 구호품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각국에서 보낸 구호품이 도착하고 있다.2015.5.3 rao@yna.co.kr
-
네팔서 80시간만에 '기적의 생환'…사망자 5천명 넘어80시간 만에 구조된 남성(AP=연합뉴스) 지진 발생 닷새째…골든타임 72시간 지나 생존확률 점점 희박수색작업 여전히 지지부진…"고립된 고향으로" 애타는 귀향행렬도 (신두팔촉<네팔>·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백나리 기자 = 대지진이 강타한 네팔 카트만두의 구조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에 갇혀 80시간을 버틴 20대 남성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지나면서 잔해더미에서 생존자를 구출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수색·구조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국 ABC방송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카트만두의 무너진 아파트 단지에서 28세 남성 리쉬 카날이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25일 대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지 80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구조작업 벌이는 119 구조대(카트만두=연합뉴스) 지진이 발생했을 때 7층 건물의 2층에 있었던 카날은 살려달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으며 이를 들은 프랑스 구조대가 잔해더미를 헤치고 카날을 구해냈다. 카날을 구조하는 데는 6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는 무너진 기둥에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으며 구조대가 전동 도구를 이용해 기둥을 잘라냈다. 카날을 치료한 의사는 "순전히 의지로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네 자녀를 둔 엄마가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혔다가 36시간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폐허가 된 시바가트 마을(카트만두=연합뉴스) 미 CNN방송에 따르면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1층에 깔린 탄카 마야 시톨라(40)가 18시간에 걸친 인도 구조팀의 노력 끝에 다시 빛을 봤다. 시톨라는 무너진 기둥 사이에 낀 덕분에 다치지 않은 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6시간 동안 움직일 공간이 없어 그냥 누워있었다"면서 "사람들이 밖에서 내는 소리를 들었고 구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고향으로 가는 네팔 주민들(카트만두=연합뉴스) 폴란드 국제구호센터 관계자는 "72시간이 지나면 생존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면서 "닷새째가 되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닷새째인 29일 사망자는 5천57명, 부상자는 1만 915명으로 늘었다. 네팔 당국은 카트만두 외곽과 산간지대로 수색·구조 작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피해 규모도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 구조 및 구호 인력과 물자들이 밀려들고 있으나 상당수 산간 지역에는 산사태 등으로 접근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태다. 주저앉은 집에 올라(카트만두=연합뉴스) 카트만두에서 차로 3시간30분 정도 떨어진 북동부 신두팔촉에서는 지진 이후 산사태가 이어져 1천182명이 숨지고 382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매몰된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두팔촉 멜람치 마을의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장을 찾은 연합뉴스에 "매일 500여명의 환자가 몰려오고 있다"며 "죽은 사람들은 마을에서 장례를 지내기 때문에 병원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카트만두에서 절도가 빈발함에 따라 추가 병력을 배치해 치안 강화에 나섰다. 수십만 명이 길거리에 나앉은 상황에 현금과 귀중품 도난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더딘 구조작업으로 시골마을들이 방치되면서 돈을 벌러 상경했던 주민 수천명이 애타는 마음으로 귀향길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은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끊어진 곳부터는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등 가족의 생사확인을 위해 직접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ari@yna.co.kr
-
<네팔 지진> 여행자 탈출 아우성…일부는 구조가세(종합)네팔 대지진에 떠나는 외국인들(AP=연합뉴스) 각국 정부 자국민 생사확인 부심…소셜미디어도 사람찾기 분주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네팔 대지진 사망자 수가 3천200명을 넘은 가운데 여진의 공포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네팔을 떠나려 애쓰고 있다. 일부는 대지진의 참혹한 피해를 목격하고는 병원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에 가세하는 등 인간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봄 휴가를 맞아 네팔로 달려왔던 외국인 여행자 수천 명이 대지진에 강타당한 네팔을 떠나려고 항공권 확보에 분주하다. 뉴질랜드에서 아내와 세 아들을 데리고 네팔에 여행을 온 마이클 맥케이는 "네팔을 떠나기 위해 어떤 항공권이라도 예약하려고 여행사에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카트만두의 카페에 있다가 지진이 발생하자 거리로 뛰어나왔으며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 공항 인근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체코에서 온 여행자 마틴 훌라도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했다"며 안도했다. 네팔을 떠나려던 일부 여행자는 참사 현장을 보고 마음을 돌려 구조 작업에 가세했다고 AFP는 전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여행자 헬리 카마린하는 지진이 나기 하루 전 네팔에 혼자 도착했으며 지진이 나자 부상자들이 쏟아지는 카트만두의 한 병원으로 직행했다. 1급 구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카마린하는 "병원에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와서 돕기로 했다"면서 "청소든 환자 이송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네팔 여행자들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한 서비스가 개설됐다. 구글은 사람찾기 서비스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했으며 페이스북도 '세이프티 체크' 서비스를 통해 네팔에 있는 이용자들이 지인에게 안전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도록 했다. 각국 정부도 네팔에 구호의 손길을 뻗는 한편 자국민 생사확인에 부심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주 수입원인 네팔에는 히말라야 고산등반과 트레킹 시즌을 맞아 외국인 여행자들이 상당수 머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외국인 여행자를 30만 명 규모로 추정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은 네팔에 있던 자국 여행자 약 1천 명을 대피시키는 한편 발이 묶인 4천 명을 위해 항공편을 급파했다. 일본은 네팔에 체류 중인 국민 1천100명의 소재 확인을 위해 연락 사무소를 설치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인접국 인도는 군용기를 동원해 자국민 1천명을 대피시켰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네팔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자국민 위치 파악에 나섰다. 호주도 네팔을 여행 중이던 국민 549명 중 200여명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뉴질랜드도 100여명의 국민과 연락이 닿았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정부는 네팔에 국민 65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여행객도 최대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지진 현장에서 생사를 건 구조 및 수색 작업이 벌어지는 가운데 외국 정부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이 500만 파운드(한화 81억원), 호주가 500만 호주달러(42억원)를 내놨으며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이 구조대를 급파했다.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네팔로 넘어와 불법 거주하는 티베트 난민들의 생사는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수만 명 규모에 달하는 이들은 중국이 1959년 티베트를 복속한 뒤 네팔로 넘어와 살면서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상태라 이들까지 포함하면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nari@yna.co.kr
-
<네팔 지진> 종교계, 모금·구호 활동 동참(종합)(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종교계가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구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종교계에 따르면 대한불교 조계종은 이날 네팔 지진 피해 지역에 긴급재난구호봉사대(총재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선발대를 파견해 구호 활동을 펼치고, 구호금 2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6명으로 구성된 긴급재난구호봉사대 선발대는 현지에서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봉사대 본진 파견을 비롯한 종합적인 긴급재난구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이날 희생자를 애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이웃 불교국가인 네팔 국민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앞장서 도와야 한다"며 "어둠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한 줄기 빛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보내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긴급 구호기금 2천만원을 네팔대사관에 전달했다. 천주교도 이날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명의로 위로 메시지를 각각 발표하고, 주교회의 산하 해외원조기구인 '한국 카리타스'(이사장 김운회 주교)를 통해 특별 모금에 나섰다. 한국 카리타스는 긴급구호를 위한 지원금으로 10만 달러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으며, 서울대교구 역시 재단법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를 통해 네팔 피해지역에 긴급 구호자금 5만 달러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염 추기경은 가톨릭 네팔 대목구에 전달한 메시지에서 희생자의 영원한 안식을 빌면서 "피해지역 주민이 하루빨리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선의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수녀 총 9명이 네팔 카트만두와 포카라 지역에 선교사로 파견돼 활동 중인데, 9명 모두 무사하고 선교 현장에도 피해가 없었다고 주교회의는 전했다. 개신교계도 모금과 구호대 파견 등을 통해 구호에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봉사단과 월드디아코니아는 지진 현장 긴급구호와 현지 조사를 위해 천영철 목사(월드디아코니아 사무총장)를 단장으로 한 '네팔 지진피해 실사단'을 29일 파견한다. 실사단은 이재민들에게 긴급 구호품을 전달하고, 현지 선교사들과 네팔교회 관계자 등을 만나 피해상황 및 이재민 구호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교봉은 국민일보와 함께 '네팔 지진피해 이재민 돕기 캠페인'을 통해 모금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개신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부터 모금 운동을 개시해 네팔 교회협의회(N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를 통해 지진 피해 지역에 헌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기독교연합봉사단은 이날 오전 네팔 현지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현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구호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hisunny@yna.co.kr
-
염태영 수원시장, “네팔 국민들에게 가슴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해”수원시가 지난 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과 문화유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네팔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나섰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7일 오후 5시 15분 서울 성북동 주한네팔대사관을 방문, 꺼먼 싱 라마 대사를 만나 국가재난에 대한 위로의 뜻을 표하고 구호물자 전달방식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염 시장은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수많은 희생자 가족 및 네팔 국민들에게 가슴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며 “아시아의 이웃도시인 수원시는 필요로 하는 구호물자 등 신속한 지원을 위해 네팔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꺼먼 싱 라마 대사는 “수원시민의 애도와 위로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꺼먼 싱 라마 대사는 “의약품과 생필품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추가적인 지원이 있을 경우 수원시에 별도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염 시장은 이날 오전 간부공무원들과의 네팔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의약품, 보조식품 등 긴급 구호물자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력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염 시장은 오후, 수원에 거주하는 요엘 파타 재수원네팔교민회장 등 네팔 이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파악하고 지원 대책 수립에 나섰다. 한편 염시장은 네팔 대지진 참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희생자들에 대한 명복과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드리며 수원시민들의 기도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
<르포> 여진공포에 잠못이루는 카트만두…주민, 잠자리 찾아 배회집밖으로, 집밖으로…(카트만두 AP=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서 26일(현지시간) 수십차례의 여진이 이어지자 공포를 느낀 카트만두의 주민들이 집을 빠져나와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에서 노천 생활을 하고 있다.주차된 버스 속에서 생활하기도…여진 이어져 "배에 탄 느낌" 자국행 여객기 기다리는 사람들도 카트만두 공항 아수라장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7일 오전 4시(현지시간) 내리던 빗줄기가 잦아진 카트만두 거리에는 가로등이 켜졌다 꺼졌다 반복하고 있었다.카트만두 공항에서 시내 쪽으로 30분쯤 달려 도착한 옐로파고다 호텔 근처에는 깊은 밤 시간임에도 더 나은 잠자리를 찾아 이불을 들고 유령처럼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어지는 여진의 공포와 당장 막막한 처지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사람들이었다. 카트만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치즈만 구릉은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떨림이 느껴지는 상황이라 배 위에 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약간만 흔들려도 '또 지진이 오나 보다' 하고 공포가 밀려온다"고 말했다.기자가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것은 26일 오후 9시 30분.인도 뉴델리를 출발한 여객기가 한차례 회항 끝에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7시간가량 늦게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착륙하자 여객기 안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지진 소식을 듣고 가족·지인 걱정에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으나 이날 카트만두 공항 폐쇄로 귀국하지 못해 속을 태우던 네팔 사람들이 마침내 고향에 도착했다는 기쁨과 안도감에 친 박수였다.취재를 위해 이들과 함께 뉴델리에서 출발한 기자도 더 늦기 전에 카트만두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안도감도 잠시, 공항 운영 재개 후 한꺼번에 몰린 여객기 때문에 활주로에서 한 시간여를 기다렸다 들어간 공항 내부는 자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나온 각국 사람들로 아수라장이었다. 특히 인도 정부가 특별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대피시킨다고 발표하면서 수백여 명의 인도인들이 한꺼번에 공항으로 와서 인도행 항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상당수 취재진이 현지 로밍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현지 안내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웠다. 지진 직후 카트만두에 도착해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도 있었다.네덜란드에서 온 단체 관광객 15명은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관광버스를 숙소 삼아 이틀을 보냈다.뉴델리에 발 묶인 네팔행 승객들(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네팔로 가던 스파이스제트 여객기가 카트만두 공항폐쇄로 회항한 뒤 승객들이 뉴델리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힐리 하인스부르크는 기자에게 "지진이 나기 30여 분 전인 25일 오전 11시20분께 카트만두에 도착했다"며 "수화물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짐이 이곳저곳으로 날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고 상황을 떠올렸다.이들이 예약한 호텔은 지진에 무너져 영업을 중단했다는 연락이 왔고, 이들은 다른 숙소를 찾아나서는 대신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버스에 머물기로 했다.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주차장에 머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자와 음료수로 끼니를 때우다 26일 오전 식당을 찾아 카트만두 거리로 나섰을 때 전날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화장하는 모습과 수백 명의 사람이 안전한 곳을 찾아 골프장 철망을 뜯어내고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이들은 전했다.기자가 머문 호텔도 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은 지 오래된 별관은 붕괴 우려 때문에 임시로 폐쇄된 상태였고, 운영 중인 본관 1층 벽에도 2m가량의 금이 나 있었다.카트만두의 여러 지역에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기고, 많은 상점이 영업을 중단한 상황에서 그나마 호텔이 문을 열고 운영되고 있는 것 자체만도 다행인 상황이었다.밤에는 비까지 내렸다.구릉은 "지진 때문에 금이 가고 약해진 건물이 비까지 맞아 쓰러질까 걱정"이라며 "많은 주민들이 집을 나와 공터에서 이불로 가림막을 설치하고 머물고 있는데 비와 추위에 더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이틀이 지났지만 지진 당시의 공포는 여전히 생생했다. 구릉은 "6층 건물 식당 주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벽에 있던 유리잔 등이 와르르 떨어졌다"며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다가 진동이 멈추고 나서야 어떻게 나가야하나, 창밖으로 뛰어내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인도에서 온 관광객 파르만 칸은 "왕궁을 구경하려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지나던 오토바이들이 모두 쓰러졌다"며 "평생 겪지 못한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25일 네팔 카트만두를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현재 사망자가 2천4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카트만두 EPA=연합뉴스)(카트만두 AP=연합뉴스)
-
악몽 같은 네팔 대지진…폐허로 변한 카트만두여진 위험에 밤새 노숙…"음식, 의약품 등 구호 절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악몽 같은 대지진이 26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할퀴고 지나갔다. 전날 카트만두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은 네팔 주민들로부터 소중한 가족과 안락한 집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카트만두 주민들은 대신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와 두 동강 난 도로, 피 흘리며 실려가는 사람들을 마주해야 했다. 카트만두의 주민 쉬리쉬 바이디야(46) 씨는 2층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한낱 악몽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집의 흔들림이 악몽이 아니라 대지진이 불러온 재앙의 시작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불과 몇 초가 걸리지 않았다. 바이디야 씨는 "집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해 밖으로 뛰쳐나오자 도로가 위아래로 심하게 들썩거리는 게 보였다"며 "나는 물론 부모님 세대에서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끔찍한 일"이라고 지진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네팔 대지진, 구조하는 사람들(AP=연합뉴스)무너져 내린 건물들처럼 카트만두 계곡에 모여 있는 유적들도 지진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파탄 두르바르 광장,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보다나트 스투파 등 4곳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카트만두 거리에서는 건물 파편에 맞은 사람들의 비명과 울음, 병원을 향하는 구조대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임시 병동이 차려진 병원에는 전동 인력거와 트럭 등에 실려온 환자들로 가득찼다. 의료진이 피범벅이 된 시민의 머리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주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카트만두를 방문하고 있던 중 지진 피해자 치료에 나서게된 미 툴레인대학 의대 외과의 디트릭 헤닝스씨는 이런 경우 건물 더미 등에 끼여 팔다리에 복합 골절을 입은 부상자들이 대부분이며 최악의 경우 부상부위를 절단해야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도시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지만 무너진 건물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쇠 지렛대 등 도구를 이용하거나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들어내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카트만두의 '랜드마크' 다라하라(빔센) 타워가 이번 지진에 완전히 무너져내려 이곳에서만 180명이 파묻혀 사망했다.주민 산데쉬 카지 쉬레스사 씨는 "친구들과 힘을 합쳐 무너진 건물에서 할머니와 품에 안긴 손자를 꺼냈지만 이미 죽은 상태였다"며 "매우 슬프고 아주 힘들 날"이라고 말했다. 네팔 강진에 노숙하는 주민들(EPA=연합뉴스)강력한 지진이 도시를 한바탕 할퀴고 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여진의 공포에 떨고 있다. 네팔 강진이 발생한 후 8시간 동안 6.6 규모를 포함한 모두 65차례의 여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주민들은 여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 밖으로 나와 밤을 지새웠다. 사람들은 플라스틱 자리나 상자를 깔고 누웠고 몇몇은 추위를 몰아내고자 불을 피우기도 했다. 주민 대부분은 즉석 라면이나 과자로 끼니를 때웠다. 카트만두 주민인 사지야 구룽 씨는 "오늘 밤 노숙을 하긴 했지만 (여진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여전히 두렵다"고 설명했다.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에서 구호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쉬레스사 씨는 "힘닿는 대로 구조를 돕고 있지만 여기에 있는 구조팀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병원도 통제 불능 상태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아동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매 순간 나빠지고 있다"며 "음식과 옷, 의약품이 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